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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일기] 베다니의 비명: 어느 무덤 돌이 기록한 ‘생명의 중력’

베다니의 비명: 어느 무덤 돌이 기록한 ‘생명의 중력’ 01. 어둠을 봉인한 자의 고독한 하중 나는 베다니 외곽, 바위산을 깎아 만든 동굴 입구를 틀어막고 있는 '육중한 원형 돌'이다. 나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드는 것이다. 내 피부는 이끼와 먼지로 뒤덮여 차갑고 단단하며, 내 등 뒤로는 단 한 점의 빛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인 어둠이 도사리고 있다. 나사로라는 사내가 내 안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그의 마지막 숨결이 흩어지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나를 굴려 입구를 봉인했다. 그때 내 몸을 타고 흐르던 것은 슬픔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거대한 권력이 주는 '차가운 안정감'이었다. 나는 누구도 이 문을 열 수..

카테고리 없음 2026.05.07

[사물 일기] 솔로몬의 비망록: 어느 차가운 돌기둥이 기록한 목자의 주파수

솔로몬의 비망록: 어느 차가운 돌기둥이 기록한 목자의 주파수 01. 화강암의 심장에 스며든 겨울의 냉기 나의 기억은 솔로몬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천 년 동안 나는 예루살렘 성전 동편을 지탱하는 거대한 화강암 기둥으로 서 있었다. 인간들은 나를 '솔로몬의 행각'이라 불렀지만, 나는 그저 무거운 지붕의 하중을 견디며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쓴 침묵의 관찰자일 뿐이었다. 그해 겨울, 수전절(Hanukkah)의 아침은 유난히도 시렸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나의 매끄러운 피부를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내 몸 안의 분자들이 얼어붙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나를 더 아프게 한 것은 기온이 아니었다. 내 발치에 모여든 인간들이 뿜어내는, 그 서슬 퍼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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