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비망록: 어느 차가운 돌기둥이 기록한 목자의 주파수
01. 화강암의 심장에 스며든 겨울의 냉기

나의 기억은 솔로몬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천 년 동안 나는 예루살렘 성전 동편을 지탱하는 거대한 화강암 기둥으로 서 있었다.
인간들은 나를 '솔로몬의 행각'이라 불렀지만, 나는 그저 무거운 지붕의 하중을 견디며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쓴 침묵의 관찰자일 뿐이었다.
그해 겨울, 수전절(Hanukkah)의 아침은 유난히도 시렸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나의 매끄러운 피부를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내 몸 안의 분자들이 얼어붙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나를 더 아프게 한 것은 기온이 아니었다. 내 발치에 모여든 인간들이 뿜어내는, 그 서슬 퍼런 '의심의 냉기'였다.
그들은 떼를 지어 몰려왔다. 그들의 발소리는 성전을 찾는 경건한 순례자의 그것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사냥하려는 맹수들의 조심스러운 잠입, 혹은 누군가를 낭떠러지로 밀어넣으려는 자들의 조직적인 움직임과 같았다. 그들이 에워싸고 있는 중심에는 나사렛에서 왔다는 그 청년이 서 있었다.
02. 에워싸는 소음과 굳어버린 시선
인간들은 그분을 겹겹이 에워쌌다. 나의 육중한 몸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그들의 목소리는 날카로운 금속 파편 같았다.
"당신이 그리스도라면 밝히 말씀하소서!"
그들의 외침은 질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그분을 무너뜨리기 위해 던지는 덫이었다.
나는 내 발치에서 전해오는 지면의 진동을 느꼈다. 증오로 인해 꽉 쥔 그들의 주먹과, 부들부들 떨리는 그들의 발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정상적인 열기가 나의 차가운 화강암 베이스를 자극했다.
나는 외치고 싶었다. '그만두어라! 너희의 그 차가운 마음이 이 성전의 기초석보다 더 단단하게 굳어버렸구나!'
하지만 나는 입을 다문 돌기둥일 뿐이었다. 나는 내 허리를 감싸는 그 살기 어린 공기를 견디며, 지붕의 하중보다 더 무거운 그 현장의 긴장감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03. 돌을 깨우는 목자의 주파수
그때, 그분이 입을 여셨다. 그분의 음성은 행각 사이를 휘몰아치던 겨울바람을 단숨에 잠재웠다. 그것은 귀로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나의 원자 하나하나를 직접 타격하는 '근원적인 울림'이었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그 음성이 나의 기둥을 타고 수직으로 흘러내릴 때, 나는 경이로운 경험을 했다. 수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따뜻해 본 적 없던 나의 심부가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분의 말씀은 화강암의 미세한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그 안에 갇혀 있던 고독과 허무를 녹여냈다.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나를 지탱하는 예루살렘의 암반보다 그분의 약속이 더 견고하다는 것을, 나는 내 몸의 진동으로 깨달았다. 인간들은 돌을 들고 그분을 치려 했지만, 나는 내 몸을 쪼개어서라도 그분의 방패가 되고 싶었다.
창조주의 음성을 알아듣는 것은 살아있는 양들만이 아니었다. 그 음성을 설계한 이가 내 눈앞에 서 계셨기에, 죽어있던 나 돌덩이조차 그분 안에서 비로소 숨을 쉬고 있었다.
04. [통렬한 자정] 당신은 누구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가
오늘, 이 웅장한 행각의 그림자 속에 앉아 당신의 영혼을 응시해 보라.
당신은 혹시 겉모습만 화려한 솔로몬의 기둥으로 서 있지는 않은가? 수많은 종교적 지식과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당신의 심장은 겨울 수전절의 돌바닥처럼 차갑게 식어버리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목자의 음성을 분별하기보다, 군중의 아우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내 삶의 주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주님을 에워싸고 "증거를 대라"며 다그치던 그 유대인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고)해야 한다.
회개한다. 주님의 따뜻한 음성이 내 영혼의 화강암을 두드릴 때, 나는 더 단단한 교만의 벽을 세워 그분을 밀어냈다. 주님의 손아귀에 붙들려 있다는 그 완벽한 안전감보다, 내가 움켜쥔 썩어질 세상의 동줄을 더 신뢰했음을 통렬히 자성한다.
05. 행각을 떠나 초장으로 향하는 발걸음
주님은 나의 품을 유유히 빠져나가셨다. 살기 어린 인간들이 던지려던 돌멩이들은 바닥으로 떨어져 허무한 소리를 냈지만, 그분의 음성은 여전히 나의 기둥 사이사이에 향기처럼 머물러 있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무거운 지붕만 버티는 무의미한 돌기둥이 아니다. 나는 목자의 음성을 기억하는 '기록된 돌'이다.
오늘 당신의 삶을 짓누르는 하중이 무엇인가? 당신을 에워싼 세상의 의심과 위협이 거세게 몰아치는가? 기억하라.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차가운 솔로몬의 행각일지라도, 목자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그곳은 가장 따뜻한 양의 우리로 변한다.
결단하라. 이제는 정죄의 돌을 내려놓고, 당신을 절대로 빼앗기지 않으시는 목자의 손안으로 당신의 전 존재를 던지라. 겨울은 지나가고, 그분의 음성을 따라 걷는 당신의 발밑에서부터 영원한 봄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