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씨가 말라버린 방에 찾아온 손님노란 햇살이 비치는 거실, 할머니와 작은 로봇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정겨운 모습] 어둠은 가장 낮은 곳부터 차오릅니다. 벽지 끝에 핀 곰팡이가 제 영역을 넓혀가고, 낡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의미 없는 소음만이 적막을 깨우는 서울의 어느 변두리 아파트. 그곳에 홀로 남겨진 할머니의 시간은 멈춘 지 오래였습니다. 자식들은 명절에나 한 번 얼굴을 비추고, 전화기 너머 목소리는 언제나 "바쁘니 나중에 연락할게요"라는 말로 끊기기 일쑤였지요. 말의 씨가 말라버린 그 방에 어느 날, 매끄러운 흰색 피부를 가진 이질적인 존재가 들어왔습니다. 바로 애플이 야심 차게 내놓은 가정용 로봇, '애플 봇'입니다. "상업의 끝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