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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일기] 요단강의 바위가 기록한 ‘어린 양’의 물리적 실재

[사물 일기] 요단강의 바위가 기록한 ‘어린 양’의 물리적 실재 01. 유유히 흐르는 허무와 그 바닥의 침묵 강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그것은 단 한 번도 어긋난 적 없는 지상의 법도다. 나는 그 물줄기 아래 몸을 누인 채 수천 년을 버텨온 요단강의 바위다. 물은 나의 모서리를 깎아내며 허무를 가르쳤고, 나는 그 흐름에 순응하며 침묵을 배웠다. 나의 일상은 무심했다. 내 위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은 가벼웠고, 그들이 물속에 던져놓고 가는 ‘죄’라는 것들은 내 등에 이끼처럼 들러붙어 금세 부패했다. 나는 그저 그 자리에 박혀 있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방관자였다. 존재한다는 것은 그저 물살의 압력을 견디는 일에 불과했다. 02. 공간을 가르는 하중: ..

[사물일기] 요한복음 1장 말씀(Logos)이 광야의 흙을 만났을 때 - 존재의 회복

말씀(Logos)이 광야의 흙을 만났을 때 -존재의 회복 끝없이 펼쳐진 메마르고 갈라진 붉은 광야의 지평선. 뜨거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고독한 풍경 01. 텍스트 너머의 실재: 버림받은 자의 시선, ‘광야’ 우리는 요한복음 1장을 읽으며 ‘태초’와 ‘로고스’라는 거대한 철학적 담론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그 위대한 말씀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발을 내디뎠을 때, 그 발걸음을 가장 먼저 온몸으로 받아낸 존재는 화려한 예루살렘 성전이 아닌, 아무도 찾지 않는 척박한 ‘광야의 흙’이었습니다. 나는 이름 없는 광야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결핍의 공간’이라 부르며 피합니다. 수천 년간 비 한 방울 허락되지 않은 나의 가슴은 죄의 본질처럼 갈기갈기 찢겨 있었습니다. 내 위를 스치는 바람은 날카로운..

[신규 기획]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다시 쓰는 요한복음 21장: 사물과 주변인의 5감 기록화

본 연재는 성경 66권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 프로젝트의 첫 단추입니다. 텍스트 너머의 실재(Reality)를 추적하기 위해, 현장에 존재했던 비인격적 존재들의 시선을 의인화하여 기록합니다. 요한복음 1장부터 21장까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던 그 긴박하고도 은혜로운 순간들을 5감(五感)—장작 타는 냄새, 거친 나무의 질감, 심장을 울리는 분노—로 복원해내려 합니다. 이 기록은 방관자의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영적 각성과 실존적인 회개를 선사할 것입니다. 💬 [연재 소통 가이드] 본 연재는 독자 여러분의 '회개와 성찰'을 바탕으로 완성됩니다. 의인화하여 보고 싶은 성경 속 대상을 제안해 주시면 다음 연재분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댓글은 이 시대의 또 다른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