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영혼의 심연에 각인되어 차마 제거하기 힘든 장소가 있습니다. 나에겐 그 곳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어느 골목들일 것입니다. 간암으로 투병하시던 어머니의 곁을 간호하며, 보냈던 6개월이라는 시간 , 그곳은 대단한 장소이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렸던 성소이자 외로운 유배지였습니다. 병원 복도에 가득 찼던 소독약 냄새가 코끝을 스치기만 해도 난 심장이 불안하고, 조여오는 고통을 느깁니다. 혜화동의 레스토랑을 다시는 가지 않는 마음은, 혹여나 고향의 무덥고, 어머니와 맡았던 마지막 공기와 그 간절했던 기억들을 두려워하는 시린 마음 때문일까요? 그러나 그 날 하루, 어머니의 손을 한 번 쥐고 무사히 노을을 만날을 때를 생각하면 "오늘 하루 힘든 일에 큰 버팀목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