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서울 연구실에서 관측 장비의 스위치를 올렸을 때,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놓인 또 하나의 입자가 단 1초의 지체도 없이 반응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를 기억합니다.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심지어 안드로메다은하 저편에 떨어져 있어도 하나의 상태가 바뀌면 다른 하나가 즉시 결정된다는 신비로운 설명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과학 소설이나 영화는 이 기묘한 현상을 두고 우주선과 지구 본부가 광속의 장벽을 훌륭하게 뛰어넘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는 초광속 통신의 치트키처럼 묘사하곤 했습니다. 아인슈타인마저 질색하며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 불렀던 양자 얽힘을 우리는 오랫동안 빛보다 빠른 미래의 무선 통신망으로 오해해 왔습니다. 그러나 10년 넘게 양자물리학의 최전선을 취재하며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