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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의 시대를 건너는 고요한 처소: 토마스 아 켐피스가 말하는 내면의 평화

슬기로운 GLOGOS 방송 생활 2026. 10. 4. 07:10

G-LOGOS IMPERIAL ARCHIVE | 기독교 고전 영성

The Imitation of Christ / Devotio Moderna Archives — 토마스 아 켐피스 (Thomas à Kempis, 15세기 수도사, 영성가)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타인의 시선과 끊임없는 알림의 파도 속에 내던져집니다. 성과를 증명해야 하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분주히 달음질치지만, 정작 하루가 저물 무렵 마주하는 내면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져 있기 일쑤입니다.

왜 현대인은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이토록 깊은 불안과 고독에 시달리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15세기 네덜란드의 성 아그네스 수도원에서 조용히 펜을 들었던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는 6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의 폐부를 찌르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가 남긴 불멸의 고전 그리스도를 본받아(The Imitation of Christ)는 성경 다음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책 중 하나로, 세상의 헛된 환영을 걷어내고 영혼의 지성소로 들어가는 길을 명쾌히 밝혀줍니다.

"All men desire peace, but very few desire those things that make for peace. If you would know and learn something to purpose, love to be unknown and to be esteemed as nothing."

[한국어 완역] "모든 사람이 평화를 갈망하지만, 참된 평화를 이루는 데 필요한 조건들을 갈망하는 자는 심히 적다. 만일 그대가 참으로 유익한 것을 알고 배우려거든,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여겨지기를 기뻐하라."

1. 타인의 인정이라는 신기루에서 벗어나는 법

토마스 아 켐피스는 인간 불안의 가장 깊은 뿌리가 '세상의 인정에 대한 굶주림'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우리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세상이 나에게 어떤 칭찬을 보내는지에 온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러나 켐피스는 단호하게 일갈합니다.

"사람들이 그대를 칭찬한다고 해서 그대가 더 선해지는 것도 아니며, 비난한다고 해서 더 악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대는 하나님 앞에서 있는 그대로의 그대일 뿐이다."

인간의 평가는 아침 안개처럼 변덕스럽습니다. 오늘의 찬사가 내일의 조롱으로 바뀌는 곳이 바로 세상입니다. 변하는 것에 영혼의 닻을 내리는 자는 필연적으로 풍랑에 휩쓸릴 수밖에 없습니다. 내면의 참된 평화는 오직 세상의 박수갈채로부터 마음을 떼어내어, 변함없는 하나님의 시선 앞에 머무는 법을 배울 때 비로소 싹트기 시작합니다.

2. 내면의 은밀한 방(Cella)을 가꾸라

켐피스는 외적인 소란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만의 '은밀한 골방(Cella)'으로 들어갈 것을 간곡히 권면합니다.

"그대의 방에 머물라. 그리하면 그 방이 그대에게 평안을 줄 것이다. 그러나 방을 자주 뛰쳐나가는 자는 마음에 끝없는 소란을 품게 되리라."

여기서 방이란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분주한 회의실 한가운데서도,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도 언제든 침잠할 수 있는 영혼의 고요한 처소를 뜻합니다. 소셜 미디어의 스크롤을 멈추고, 잠시 스마트폰의 화면을 끄고 내면의 호흡을 가다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3. 자기 부인: 덜어냄으로써 얻는 절대적인 자유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더 많이 채우라', '더 강해지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복음과 켐피스의 통찰은 정반대의 길을 제시합니다. 참된 충만은 자기 비움에서 나옵니다.

내 뜻, 내 욕심, 내 자존심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을 때, 비로소 세상의 어떤 공격도 나를 상처 입힐 수 없는 무적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아무것도 지키려 하지 않는 자는 결코 빼앗길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길은 억지스러운 고행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라는 좁은 감옥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광활한 은혜의 대양으로 걸어 들어가는 가장 지혜롭고 아름다운 해방입니다.

에필로그: 지친 그대를 향한 축복의 기도

오늘 하루, 세상의 수많은 목소리가 당신의 마음에 소란을 피울 때 잠시 멈춰 서십시오. 그리고 토마스 아 켐피스의 고요한 권면을 기억하십시오. '세상이 흔들려도, 하나님의 품에 안긴 영혼은 영원히 고요하다.' 이 깊은 내면의 평화가 당신의 오늘을 온전히 지켜주기를 축복합니다.

슬기로운 서재 큐레이션

토마스 아 켐피스: 《그리스도를 본받아》

지친 일상에 깊은 쉼과 통찰을 선물하는 불멸의 고전. 영혼의 닻을 내리는 거룩한 지혜의 보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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